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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기록부 관련

광주광역시의 한 고교에서 교장과 교사가 학생 25명의 학교생활기록부를 조작했다가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해당 학교의 대입 실적을 높이려는 의도였다고 하지만 학부모와의 금품 수수가 없었을 리 없다. 이번에 적발된 학교에서는 교장이 앞장서 조작을 지시했고, 교사들이 학생들과 논의해 과목별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에 36차례나 입력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교육자가 학생들과 머리를 맞대고 불법 행위를 조장했으니 이 학생들이 앞으로 세상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 그것도 걱정이다. 

그런데 학생부 조작이 비단 이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란 점에서 학생부의 공정성이 흔들릴 위기에 놓였다. 학교·학부모·학원이 연계되어 기입할 문구를 만들고 조작·과장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한 학교가 명문대 진학 성과를 높이기 위해 일부 우수 학생들에게 각종 수상대회 기회를 주면서 스펙 몰아주기가 만연하고 있다. 게다가 교사의 능력에 따라 기입 내용에 있어서 천차만별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이 ‘정의롭지 못하다’거나 ‘소설책’이라고 지적한 일선 학교 교장의 말이 공감 가는 이유다. 

학생부 조작은 특히 교장이 관여하면 너무나 쉽게 진행된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접속 권한이 교장에게 있고, 입력이나 수정은 담임이나 해당 과목교사가 교장의 결재를 받아서 하기 때문이다. 모두 한 통속이라면 아무런 제재 없이 조작, 각색, 입력이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담임이나 과목교사가 검은 손을 뻗치면 너무나 쉽고 교장까지 동참했다면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가 되는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 모집에서 학생부의 공정성 확보는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서울 주요 대학의 경우 평균 42.6%, 서울대는 무려 78.4%나 학생부 전형으로 모집한다. 대입전형에서 학생부 비중이 커질수록 학생부의 엄정한 관리가 보장이 되어야 한다. 

학생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각 대학들은 면접을 강화하는 추세에 있다. 학생부의 공정성과 신뢰는 공교육을 지탱하는 힘이다. 이를 무너뜨린 교사, 교장, 학부모, 학생 모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학입시는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하고, 그 입시의 주요 기준이 되는 학생부는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교육자가 자신의 양심을 버리고 특정 학생의 학생부를 조작할 때 다른 학생들이 그만큼 피해를 입는 것이다. 학생부의 공정성이 시험대에 놓인 만큼 학생부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관리감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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