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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기록부 관련

광주의 한 사립고에서 일어난 생활기록부 무단 정정 사건으로 교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교육당국은 부랴부랴 대대적인 관리실태 점검에 나섰고, 생활기록부를 믿을 수 없다며 일부에서는 학생부 전형을 대폭 축소·폐지하자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경찰과 광주교육청에 따르면, 박아무개(38)와 한아무개(36) 교사 2명은 박아무개(62) 교장의 묵인과 지시 아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229차례 무단 접속하여, 이른바 성적우수자 10여 명의 학생부 과목별 세부능력과 특기사항 36건을 입력 또는 조작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특정학생의 수학 내신등급을 올리기 위해 지필고사와 수행평가 점수를 각각 4점씩 상향 조작한 뒤 학부모로부터 200여만 원의 대가성 돈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학부모와 시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태로 청렴 광주교육에 대한 믿음에 빗금이 생겨 참담한 심정"이라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19일부터 23일까지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관리 권한 부여 현황을 전수조사하고 학생부 정정대상과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을 긴급 점검할 것"이며 "교육부와 연계해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접속 권한과 수정횟수 등에 대해 정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학교생활기록부 접속 권한 부여 상황을 교육청 단위에서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는 기능을 교육부에 건의하겠다"며 "생활기록부는 고칠 경우 수정 전과 수정 후의 기록을 반드시 함께 보관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사립학교 시스템 뜯어고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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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의 S여고 사태를 막기 위한 광주입시정책전환촉구기자회견 이들은 △공개사과 및 성적조작, 사학비리 근절 대책을 마련할 것 △강제 야간학습 폐지하고 입시정책 전면 전환할 것 등을 요구했다.
ⓒ 사학비리척결을위한광주시민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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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교조 광주지부 등 12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사학비리척결을위한광주시민대책위' 주최 '제 2의 S여고 사태를 막기 위한 광주입시정책전환촉구기자회견'을 열고 △ 공개사과 및 성적조작, 사학비리 근절 대책을 마련할 것 △ 강제 야간학습 폐지하고 입시정책 전면 전환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다수의 학생들에게 지원해야할 교육청 예산을 심화반 운영에 불법 운용하고 공교육 현장을 입시사관학교로 만들어 왔다"면서 "명문 학교 입시 경쟁에 눈먼 교장, 교사, 학부모, 학생이 함께 공조한 대규모 계획범죄가 학교교육이라는 허울을 쓰고 수년 동안 버젓이 지속 되어 왔음"에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조작 사건이 비단 이 학교만의 일이겠느냐, 어제 오늘만의 일이겠느냐, 이 학교만 재수 없이 걸렸을 뿐이지 암묵적인 비밀 아니냐며 모든 사립학교에 의심의 눈초리까지 보낸다"고 했다. 

왜냐하면 "재단과 교장의 권한과 압력이 무소불위인 사립학교에서 나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고 관리자의 부당한 지시에도 제 목소리 내거나 혹은 조직적 대응하기 어려운 교사들의 입장을 보면 이 보다 더한 일이 지속되어도 밝혀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장영인 사학비리척결을위한광주시민대책위원장은 "S여고 사태는 알고 보면 사학비리"라며 "사립 학교는 법인이사회의 이사 지위를 가진 교장이 지시한 것에 대해 거부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앞으로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안의 민주주의가 바로서야 학교가 바로설 수 있는데, 이런 막강한 권력에 개별 교사들이 자신의 교직을 걸고 항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립학교를 마치 개인 회사처럼 생각하는 관행이 이번 기회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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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여고 사태, 알고 보면 ‘사학비리’ “학교 안의 민주주의가 바로서야 학교가 바로설 수 있는데, 이런 막강한 권력에 개별 교사들이 자신의 교직을 걸고 항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립학교를 마치 개인 회사처럼 생각하는 관행이 이번 기회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 사학비리척결을위한광주시민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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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광주지부도 성명서를 통해 ▲ NEIS에 접근 권한에 대한 구조적 결함을 인정하고 담임과 교과담당교사 외에 접속하는 것을 제한할 것 ▲ 사립학교 위주의 광주교육 체제가 빚은 광주의 과도한 입시 경쟁체제는 필연적으로 비리를 만연하게 만드는 주범임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할 것 ▲ 사립학교의 만연한 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조례 제정에 앞장설 것 등을 요구했다.

본질은 명문대만을 위한 입시 교육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성적을 조작했다는 것은 학교교육의 신뢰성을 실추시킨 중차대한 문제로 해당 학교와 교사에게는 최고수준의 징계를 내려 교원의 책무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 뒤, "NEIS 입력권한은 해당 교사에게만 부여하여야 하고 관리차원의 과도한 권한 부여를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사건은 명문대만을 위한 입시위주의 교육이 성적우수자를 우대하는 교육활동과 학교 문화를 만들었고 이를 당연시 하는 풍토가 우리 교육 현장에 만연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성적에 따른 기숙사 및 심화반 운영, 교사 멘토링, 각종 대회 등 비교육적 교육활동을 전수 조사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장도 "NEIS 점검 시스템이 다소 유명무실하고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측면이 있다"고 솔직하게 토로한 뒤, "재발 방지를 위해 권한 부여를 남발해서는 안되고, 기록자들이 더욱 책임감을 갖고 입력해야 하고, 교차 감사 등을 통해 점검 시스템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커가 공격하면 바로 알아차리듯, 권한 없는 사람이 NEIS에 접속하여 작업하면 바로 교육당국에 인지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은순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이번 사건으로 생활기록부를 믿을 수 없으니 수시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그러나 "수시 비중을 낮추고 수능 비중을 높이자는 것은 옛날로 회귀하자는 것이고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생활기록부 조작 파문은 어떤 의미에서는 경쟁 위주의 교육 때문이기도 하니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며, 교육당국은 속히 취약한 NEIS의 보안성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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